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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루

#13. 장례식장

by 봄in. 202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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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엄마돌아가셧다"

친구의 한마디가 무거운 공기로 전달되었다.

오늘 친구 어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16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 떠올랐다.

수능 한달전, 모의평가를 치는 날이었다.

모두 시험준비로 들뜬 분위기였는데 아침조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이 조용히 부르셨다.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정신없이 장례식장으로 달려가는길에 친구와 마주친다.

"어디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데.."

그날 저녁, 반친구들이 시험을 마치고 교복차림으로 방문하여 남색물결이 일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도 아니고 오랜기간 병치레한탓에

가족들은 생각보다 덤덤했고

오히려 친구들이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극T였던 나는

친구에게 문제집을 가져와달라했고

수능공부를 했다.

피도 눈물도 없던 나였기에

독한년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날밤새는데 고스톱치는것보다

하늘위에서 지켜보는 아버지 부끄럼없이 지낼려면

공부밖에 답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평소보다 수능을 잘 봤지만

원하는 대학보단 장학금을 주는 대학에 입학했다.

16년이 지난 지금

때때로 아빠가 문득 생각난다.

특히 지인 결혼식에 가서 신부입장을 보고있다면

'결혼하고 손자도 보고 갔으면 좋았을껄~'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지금은 만약 결혼한다면

당당하게 나홀로 신부입장을 할 수 있다.

어떻게하면 신나게 입장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문득 아빠가 생각나는 그런 날이다.

"잘 지내지?"

"나도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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